경기도 내 여성회관에서 직업·취업교육을 받은 여성들의 태반이 취업이나 창업을 하는 건 고사하고 관련 자격증 취득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한해동안 경기도여성회관 등 도내 24개 여성회관과 1개 여성능력개발센터 직업·취업교육을 수료한 여성 가운데 절대 다수인 90%는 ‘수료’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자격증 취득 인원은 10%가 채 안된다.
경기도가 최근 발표한 ‘2004년도 여성회관 교육실적’에 따르면 25개 기관 457개 교육과정에 등록한 여성은 모두 2만8839명. 이 가운데 85% 가량인 2만4715명이 수료했지만 자격증을 취득한 수는 등록자의 8.7%, 수료자의 10.2%에 불과한 2522명에 불과했다.
개별 기관별로 살펴보면 부천시 여성회관의 기록이 가장 좋다. 교육 수료자 474명 가운데 146명이 자격증을 따 30.8%의 성공률을 보였다. 162명 중 34명(20.9%)이 자격증을 딴 연천군이 뒤를 이었고 경기도북부여성회관에서 653명 중 129명(19.7%)이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양평군과 의왕시 여성회관, 안산시 여성복지회관도 체면치레는 했다. 각각 437명 중 80명(18.3%), 274명 중 50명(18.2%), 698명 중 126명(18%)의 신규 자격증 소지자를 길러냈다.
반면 시흥 군포 평택 여성회관은 죽을 쑤었다. 이곳 출신들의 자격증 취득 비율은 각각 3%(751명 중 23명), 3.3%(2437명 중 81명), 3.5%(1345명 중 48명)였다. 구리 포천 김포 역시 5% 안팎이었다.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한 수는 3.4%에 불과한 838명. 그나마 16개 기관은 관련 기록도 없었다. 여성경제활동 인구 비율(46.7%)이 전국 평균(48.9%)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를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우선 문제로 지적되는 건 여성회관에서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의 '의지'. 아예 처음부터 자격증 취득보다 '취미' 수준에서만 수강을 원하는 여성도 상당수이고 도중하차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부천시 여성회관 박미경씨는 “직업에 대한 열의나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취업에 장애가 되는 육아나 부부갈등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담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육 내용 자체를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꼽는다. 요리 미용 등 저학력 고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강좌 일색인데다 평균 3~4개월, 길어야 6개월 과정이라 비중있는 자격증 취득 과정은 개설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혜원 박사는 “1~2만원짜리 경제적인 강좌를 다수의 여성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고학력 여성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준 높은 강좌가 개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청 가족여성정책과 관계자는 “여성회관은 취업 전담기관은 아니다”며 “취업·직업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설명했다. 여성회관은 원래 문화와 복지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발했지만 경제위기 이후 여성 취업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취업`직업교육 쪽으로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아직 취업교육보다는 순수한 문화복지센터의 역할만을 기대하는 지역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지난 한해동안 경기도여성회관 등 도내 24개 여성회관과 1개 여성능력개발센터 직업·취업교육을 수료한 여성 가운데 절대 다수인 90%는 ‘수료’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자격증 취득 인원은 10%가 채 안된다.
경기도가 최근 발표한 ‘2004년도 여성회관 교육실적’에 따르면 25개 기관 457개 교육과정에 등록한 여성은 모두 2만8839명. 이 가운데 85% 가량인 2만4715명이 수료했지만 자격증을 취득한 수는 등록자의 8.7%, 수료자의 10.2%에 불과한 2522명에 불과했다.
개별 기관별로 살펴보면 부천시 여성회관의 기록이 가장 좋다. 교육 수료자 474명 가운데 146명이 자격증을 따 30.8%의 성공률을 보였다. 162명 중 34명(20.9%)이 자격증을 딴 연천군이 뒤를 이었고 경기도북부여성회관에서 653명 중 129명(19.7%)이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양평군과 의왕시 여성회관, 안산시 여성복지회관도 체면치레는 했다. 각각 437명 중 80명(18.3%), 274명 중 50명(18.2%), 698명 중 126명(18%)의 신규 자격증 소지자를 길러냈다.
반면 시흥 군포 평택 여성회관은 죽을 쑤었다. 이곳 출신들의 자격증 취득 비율은 각각 3%(751명 중 23명), 3.3%(2437명 중 81명), 3.5%(1345명 중 48명)였다. 구리 포천 김포 역시 5% 안팎이었다.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한 수는 3.4%에 불과한 838명. 그나마 16개 기관은 관련 기록도 없었다. 여성경제활동 인구 비율(46.7%)이 전국 평균(48.9%)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를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우선 문제로 지적되는 건 여성회관에서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의 '의지'. 아예 처음부터 자격증 취득보다 '취미' 수준에서만 수강을 원하는 여성도 상당수이고 도중하차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부천시 여성회관 박미경씨는 “직업에 대한 열의나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취업에 장애가 되는 육아나 부부갈등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담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육 내용 자체를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꼽는다. 요리 미용 등 저학력 고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강좌 일색인데다 평균 3~4개월, 길어야 6개월 과정이라 비중있는 자격증 취득 과정은 개설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혜원 박사는 “1~2만원짜리 경제적인 강좌를 다수의 여성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고학력 여성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준 높은 강좌가 개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청 가족여성정책과 관계자는 “여성회관은 취업 전담기관은 아니다”며 “취업·직업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설명했다. 여성회관은 원래 문화와 복지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발했지만 경제위기 이후 여성 취업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취업`직업교육 쪽으로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아직 취업교육보다는 순수한 문화복지센터의 역할만을 기대하는 지역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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