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돈 잘 굴리는 고위공직자

지역내일 2005-02-28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가 서민 마음을 허전하게 만들고 있다.
24일 공개된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서 4명중 3명이나 재산이 불어났다.
가장 많이 불어난 20명의 고위 공직자 중 13명이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렸다. 여기에 주식이나 펀드 등을 통해 돈을 굴린 공직자도 상당수다.
25일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념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불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대통령의 의지가 무색할 정도이다.
물론 재테크를 통해 재산을 늘리는 것에 대해 손가락질만 할 순 없다. ‘내 돈 내가 알아서 불리는데 누가 뭐라나’고 반문한다며 특별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공직자라고 하면 국민의 녹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고정된 적지 않은 봉급과 각종 신분보장 및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는 한눈팔지 말고 오로지 국민에게 봉사하라는 명령이자 약속인 것이다.
선진국에서도 고위 공직자가 직분을 이용해 재산을 증식하는 것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미국에선 과장급 이상 공무원과 연방의회의원, 사법부공무원 등의 주식보유 및 거래 행위를 일종의 ‘내부자 거래’로 보고 규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 상반기부터 백지신탁제도가 도입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공직자들 재테크 수단도 부동산 쪽으로 몰리고 있다. 정말 우리 시대에는 황희 정승이나 잠롱 시장 같은 청빈한 공무원은 찾아보기 어려운 걸까.

/기획특집팀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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