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 열풍, 증시를 뒤덮다

설명회 10대부터 70대까지 빼곡 … 적금안정성·주식수익성 ‘일석이조’ 공감

지역내일 2005-02-24 (수정 2005-02-24 오전 11:08:35)
“적립식펀드로 돈이 몰린다.”
매달 적금을 붓듯 돈을 불입하는 형태의 적립식펀드에 대한 관심이 좀처럼 식을줄 모르고 있다. 23일 오후 여의도 증권업협회에서 열린 적립식펀드 설명회에서는 10대 고교생부터 70대 노인까지 150여명도 투자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120명 정원의 강의실이 부족해 30여명은 옆 강의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청강을 해야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강의를 들으려오는 투자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특히 오늘은 강의주제가 적립식펀드이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수강생이 30%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강사인 한국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이혁근 팀장은 저금리 시대의 투자대안은 간접투자상품 즉 펀드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 팀장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저금리시대로 접어들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가 오는 2026년이면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서는 고령화시대로 접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로 노후를 보내는 시대는 끝난걸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여기서 장기투자형 펀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 정기예금이 갖는 안정성과 주식투자의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적립식펀드가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적립식펀드의 장점으로 △소액투자가 가능 △장기분산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 △주식투자수익에 대한 비과세가 적용 △달러 코스트 에버리지효과(주가가 비쌀땐 조금사고 쌀 때 많이 사서 평균 매수단가가 낮아지는 효과) 등을 꼽았다. 그는 “매달 붓는 소액으로도 전문가가 직접 위험관리를 포함한 자산운용을 해주는 적립식펀드가 일반투자자에겐 적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적립식열풍에 휩쓸려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고 스스로에게 맞는 상품을 꼼꼼히 고르는 정성을 쏟아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이 팀장이 내건 투자원칙은 크게 다섯가지. 먼저 비과세 또는 세금우대 펀드를 최우선시해야한다고 설명한다. 고수익만 쫓지말고 기본적인 재테크 원칙부터 지키라는 것이다.
이 팀장은 이어 △달러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를 믿고 가입시기를 너무 따지지 말 것 △자동이체를 활용할 것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할땐 추가액수를 적립할 것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해놓을 것 등을 제시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상품 속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르기 위한 노력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우선 연 10%이상의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젊은층의 경우 주식편입비율이 60∼70%에 달하는 성장형펀드 또는 변동성이 큰 코스닥펀드에 가입하라고 지적했다. 은행예금보다 다소 높은 4∼10% 수익률을 노리는 중장년층은 주식편입비율이 30%이하인 안정형펀드나 고율배당을 하는 대형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주펀드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전했다. 예금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원금손실은 절대 불가라고 생각하는 노년층은 채권위주로 투자하는 채권형펀드를 권했다.
이 팀장은 “강의를 듣는 투자자들의 눈빛이 어느때보다 진지했다”며 “한때의 관심으로 그치지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립식펀드에 접근해야 보다 건전한 금융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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