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음주운전, 신화 아닌 범죄

지역내일 2004-12-28
최근 서울 강남에서는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30대 남성이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됐다. 결혼식은 무기 연기됐다. 이 사람은 무면허 상태였는데 이번이 세 번째 적발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음주운전자들은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다.
그런데 주위에 보면 음주운전을 무슨 영웅담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종 모임에서도 음주단속을 피하는 방법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경우까지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일년에 1000여명 이상이 사망하는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너무 무감각해져 있다. 전염병으로 사람이 한두 명이라도 죽으면 정부차원의 대책본부가 꾸려지고 난리가 나겠지만, 음주운전 사고로 하루에 3명꼴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도 마치 남의 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이는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을 용인하는 정서와 무관치 않다. 심지어는 음주운전을 강요하는 분위기까지 있다. 회사 회식은 보통 음주운전으로 이어진다. 회식자리에서 운전을 이유로 술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압력이 필요하다.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일삼는 사람에게는 주위에서 음주운전이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음주운전자 사고 피해자 가족 모임인 ‘음주운전을 반대하는 어머니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계속 늘기만 하던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줄었다고 한다.우리도 사회와 직장이 음주운전 추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획특집팀 윤영철 기자 ycyu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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