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져 있는, 작자 미상의 시가 있다. 약 서기 130년 정도 쯤에 아메리카 대륙 남서부의 협곡에 나바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아름답다고 하기에는 참으로 가슴 저린 이야기 하나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소년과 소녀. 소년의 이름은 우파시, 눈이라는 뜻이며, 소녀의 이름은 레이라, 바람이라는 뜻이다. 두 아이는 소꿉친구로 자라면서 마음 속 깊이 사랑을 키웠다. 그런데 어느 날, 이른 아침. 평원의 저쪽에서 천둥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메리카의 뉴멕시코 주둔군 사령관인 칼튼 장군이 이끄는 기병대의 말발굽 소리였다. 그들은 금을 위해 이곳을 점령한 것이다.
나바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집과 땅을 뒤로하고 걷기 시작했다. 이것이 나바호 사람들이 지금까지 전하고 있는 ‘눈물로 걷는 머나먼 길’의 시작이다. 그때 우파시와 레이라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 뒤 우여곡절 끝에 고향에서 다시 만나게 된 우파시와 레이라는 결혼을 했고 마을 사람들은 이 부부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었다.
“지금, 두 사람은 새로운 불을 피운 것입니다 / 그 불이 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 당신들 두 사람은 이제, 사랑과 이해와 / 인생의 지혜를 나타내는 불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 불은 열과 식사, 온기를 가져다줍니다 / 또한 행복을 가져옵니다 / 이 새롭게 피운 불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새로운 인생과 새로운 가족을 / 그 불은 계속 타오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그것은 당신들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외국 그림책의 내용이다. 나는 이 책의 번역을 마칠 늦은 새벽 즈음, 오히려 정신이 맑아졌다. 그렇게 가슴이 아픈 채로 일을 마친 적은 처음이었다. 그 이유는 두 남녀의 슬픈 인연 때문이다. 레이라가 아기를 낳고 죽자, 절망에 빠져 생을 포기하려는 우파시에게 레이라의 친구가, 생전의 레이라가 알려준 노래를 들려준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 그곳에 저는 없답니다 / 잠자고 있지 않답니다 / 천(千)의 바람으로, 천의 바람이 되어 / 저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답니다 / 가을에는 햇빛이 되어 밭에 내리쬐고 / 겨울에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됩니다 / 아침에는 새가 되어 당신을 눈뜨게 하고 / 밤에는 별이 되어 당신을 지켜 줍니다
제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 거기에 저는 없답니다 / 죽지도 않았답니다 / 천의 바람이, 천의 바람이 되어 / 저 큰 하늘을 날아다닌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며, 나의 두 눈은 우파시처럼 젖어 들었다. 그 눈물의 의미는 고귀한 것에 대한 벅찬 열망이자 안타까움에 대한 가슴 저림이다. 나는 번역작업을 하면서 몇 번이나 나 스스로 우파시가 되었다가, 레이라가 되었다가 하면서 ‘눈물로 걷는 머나먼 길’을 밤새도록 걸었다.
겨울, 새벽, 고요… 그리고 2004년의 마지막 주간. 차가운 어두움의 적막을 휘감고 부는 문 밖의 바람도 레이라와 우파시의 영혼의 모습이던가! 저 바람 소리는 사랑을 잃어버리거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괴로운 이들의 심장이 흐느끼는 소리이던가!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앞둔 이 정신 사나운 시점에 무슨 죽음이니 눈물이니 심장이니 하는 거야? 하며 불쾌해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순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입도 다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나바호 사람들이 우파시와 레이라 부부를 위해 불러준 노래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우리의 불은 지금 어떠한가? 경제적 문제, 가족의 불화, 질병 등등으로 꺼져가고 있는 지도 모르는 채, 혹은 제 스스로 불을 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에게 행복과 시작과 새로운 인생을 의미하는 그 불의 힘. 도대체 그 불이 당신의 어디에 있는지 기억은 하는지요? 혹, 그런 것이 나에게 있었던가 하고 당황스러워하는 것은 아닌지요?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소년과 소녀. 소년의 이름은 우파시, 눈이라는 뜻이며, 소녀의 이름은 레이라, 바람이라는 뜻이다. 두 아이는 소꿉친구로 자라면서 마음 속 깊이 사랑을 키웠다. 그런데 어느 날, 이른 아침. 평원의 저쪽에서 천둥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메리카의 뉴멕시코 주둔군 사령관인 칼튼 장군이 이끄는 기병대의 말발굽 소리였다. 그들은 금을 위해 이곳을 점령한 것이다.
나바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집과 땅을 뒤로하고 걷기 시작했다. 이것이 나바호 사람들이 지금까지 전하고 있는 ‘눈물로 걷는 머나먼 길’의 시작이다. 그때 우파시와 레이라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 뒤 우여곡절 끝에 고향에서 다시 만나게 된 우파시와 레이라는 결혼을 했고 마을 사람들은 이 부부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었다.
“지금, 두 사람은 새로운 불을 피운 것입니다 / 그 불이 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 당신들 두 사람은 이제, 사랑과 이해와 / 인생의 지혜를 나타내는 불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 불은 열과 식사, 온기를 가져다줍니다 / 또한 행복을 가져옵니다 / 이 새롭게 피운 불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새로운 인생과 새로운 가족을 / 그 불은 계속 타오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그것은 당신들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외국 그림책의 내용이다. 나는 이 책의 번역을 마칠 늦은 새벽 즈음, 오히려 정신이 맑아졌다. 그렇게 가슴이 아픈 채로 일을 마친 적은 처음이었다. 그 이유는 두 남녀의 슬픈 인연 때문이다. 레이라가 아기를 낳고 죽자, 절망에 빠져 생을 포기하려는 우파시에게 레이라의 친구가, 생전의 레이라가 알려준 노래를 들려준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 그곳에 저는 없답니다 / 잠자고 있지 않답니다 / 천(千)의 바람으로, 천의 바람이 되어 / 저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답니다 / 가을에는 햇빛이 되어 밭에 내리쬐고 / 겨울에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됩니다 / 아침에는 새가 되어 당신을 눈뜨게 하고 / 밤에는 별이 되어 당신을 지켜 줍니다
제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 거기에 저는 없답니다 / 죽지도 않았답니다 / 천의 바람이, 천의 바람이 되어 / 저 큰 하늘을 날아다닌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며, 나의 두 눈은 우파시처럼 젖어 들었다. 그 눈물의 의미는 고귀한 것에 대한 벅찬 열망이자 안타까움에 대한 가슴 저림이다. 나는 번역작업을 하면서 몇 번이나 나 스스로 우파시가 되었다가, 레이라가 되었다가 하면서 ‘눈물로 걷는 머나먼 길’을 밤새도록 걸었다.
겨울, 새벽, 고요… 그리고 2004년의 마지막 주간. 차가운 어두움의 적막을 휘감고 부는 문 밖의 바람도 레이라와 우파시의 영혼의 모습이던가! 저 바람 소리는 사랑을 잃어버리거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괴로운 이들의 심장이 흐느끼는 소리이던가!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앞둔 이 정신 사나운 시점에 무슨 죽음이니 눈물이니 심장이니 하는 거야? 하며 불쾌해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순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입도 다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나바호 사람들이 우파시와 레이라 부부를 위해 불러준 노래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우리의 불은 지금 어떠한가? 경제적 문제, 가족의 불화, 질병 등등으로 꺼져가고 있는 지도 모르는 채, 혹은 제 스스로 불을 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에게 행복과 시작과 새로운 인생을 의미하는 그 불의 힘. 도대체 그 불이 당신의 어디에 있는지 기억은 하는지요? 혹, 그런 것이 나에게 있었던가 하고 당황스러워하는 것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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