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희망을 밝힌 사람들- 케어인터내셔널 마가렛 하산 지국장

가난한 사람들 위해 30년 봉사 … 바그다드 테러조직에 살해

지역내일 2004-12-27 (수정 2004-12-27 오전 11:23:42)
12월11일 저녁 수천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마가렛 하산의 영혼을 기리는 진혼미사가 올려졌다.
왕족도 아니고 유명한 정치가도 아닌 59세로 생을 마감한 마가렛의 진혼미사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것은 이라크에서 30년간이나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했던 그녀의 아름다움 삶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마가렛 하산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1972년 영국에서 결혼하고 이라크인 남편과 함께 바그다드에서 살았다.
아일랜드, 영국, 이라크 3개국적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는 지난 30년동안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바그다드 빈민가에 이르기까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왔다.
8년간의 이란-이라크전쟁과 1991년 걸프전 때에도 바그다드를 떠나지 않았고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 속에서 바그다드 난민촌을 지켰다. 지난 12년간은 국제구호단체 케어인터내셔널의 바그다드지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사재를 털어 식수정화시설을 만들고 돈 없는 사람들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또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들의 음식물도 제공했다. 마가렛이 나타나면 아이들은 달려와 그녀를 껴안으며 “마가렛 여사님”이라고 불렀으며 바그다드 빈민가 사람들은 그녀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불렀다고 BBC는 전했다.
마가렛은 이라크전쟁을 막기 위해 유엔안보리와 영국의회에서 연설을 하기도했다. 그녀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취해진 유엔의 경제제재조치로 인해 이라크 국민들이 겪고 있던 고통을 전하면서 “이라크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최악의 상황이다.
또 다시 이라크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라크 국민들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지난 10월19일 아침 7시30분 여느 날처럼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길에 경찰복장을 한 무장세력들에게 납치됐다. 납치된 후 몇 시간 만에 알자지라 TV를 통해 그녀의 피랍소식이 전해졌다.
남편 알리 핫산은 물론이고 영국과 아일랜드의 총리가 나서서 그녀의 석방을 요청했다. 또 마가렛의 도움을 받았던 수많은 이라크인들이 나서서 마가렛을 석방하라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11월16일 그녀의 살해 장면을 담은 한편의 비디오가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마가렛의 죽음이 알려지자 그녀의 동료들은 “가난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던 강철같은 여인, 그러나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삶을 다 바쳐 바그다드의 빈민을 돕던 따뜻한 가슴의 여인이 끝내 전쟁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고 애석해했다.
웨스트민스트 대성당의 코맥 머피오코노 대주교는 “마가렛은 그녀의 삶뿐만 아니라 죽음을 통해서도 사랑의 실천을 우리에게 보여준 고결한 순교자”였다고 추모했다.
김광호 리포터 holh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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