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크리스마스 상품 소비대국으로

정부, 전통명절보다 ‘과열’ 우려해 보도 자제 주문하기도

지역내일 2004-12-07 (수정 2004-12-07 오전 11:25:04)
중국에서 크리스마스는 아직 공식적인 축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지만, 중국의 문호개방과 서구 문화의 유입은 크리스마스도 중국에서 하나의 축제로 자리잡아가는 데 기여했다.
중국 당국은 국민들이 크리스마스를 중국의 전통명절보다 더 중요시하는 것을 우려해 언론들에서 관련보도를 자제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화점 쇼핑센터를 비롯해 거의 모든 판매업체들과 생산업체들이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려 크리스마스 특별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야, 중국의 학생들은 삼삼오오 몰려 학교 주변의 교회를 찾는다.
교과서에서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했다”는 것은 미신이라며 변증법적 유물론 사상을 가르치지만, 평안의 밤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종소리와 캐럴, 그리고 교회에서 나누어준다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연극 등 평안의 밤 행사는 학생들을 매료시키기엔 충분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의 노동자들은 열심히 크리스마스용 기념품, 완구 등을 생산, ‘메이드 인 차이나’꼬리표를 붙여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와 지역들에서 판매해 톡톡히 수입을 올리곤 했다.
하지만 요즘 크리스마스가 중국에서도 서서히 축제로 정착되면서 중국은 크리스마스용 선물 제조대국에서 크리스마스용 선물 소비대국이 되고 있다.
광둥성, 저장성, 상하이 등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한몫 톡톡히 챙기는 지역들이다. 사회주의 체제가 낳은 집체주의로 인해 중국인들은 명절 때 가족단위보다 회사, 공장 등 사회적인 소속단체들 위주로 축하 이벤트를 준비하며 기념품들은 이때 상품으로 배포된다.
사회주의의 집체주의 사상이 크리스마스용 기념품 소비에도 한몫 하는 셈이다.
또 중국의 각 지역, 각 업체들마다 크리스마스트리 단장에 열을 올리고있다. 12월 6일 후난성 창사시에는 100미터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져 화제가 됐다.
알렉산드르 등대를 개조해 만들어진 이 트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트리로 기록됐던 2003년 브라질 크리스마스트리보다도 16미터나 더 높다.
한편, 올해 들어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이 크리스마스 전야에 웨딩촬영을 하려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야를 중국어로 ‘평안지야(平安之夜)’라고 하는데, 이때 웨딩촬영을 하면 말 그대로 평생 평안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황은하 리포터 hisligh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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