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은 ‘엄마’로 살다가 50되면 ‘나 자신’에 관심

<라이프스타일 & 의식조사 >3050 강남·분당·일산지역 중산층 여성 1200명

지역내일 2004-11-03
대한민국 뜨거운 교육열 내지는 사교육의 주역, 소비의 주체. 흔히 그렇게 거론되는 30~50대 중산층 여성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사는가? 그들에게, 국내 유일의 주간 여성잡지 <미즈엔>이 돋보기를 들이댔다. 대한민국의 허리세대인 ‘30~50대’, 그 반을 떠받치는 ‘여성’, 그 중에서도 여러 면에서 평균보다 앞서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남·서초·분당·일산 지역의 ‘수도권 중산층’ 여성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자기정체성과 주요 관심사, 부부관계에 대한 보고서를 펼쳐 본다.

강남·분당·일산 지역 중산층 여성의 평균모습
한달 가구소득 400만원
30평 이상 아파트에 산다

30평형 이상 아파트에, 가구소득은 400만원 이상인 30~40대 대졸이상의 주부. 이번 조사에 참여한 여성들의 평균은 이렇다.
지역별 특성상 학력수준, 소득수준이 다 같이 높았다. 자신의 일을 가진 여성보다는 전업주부가 많았다.
조사대상 1천200명을 세분해보면, 연령별로는 30대가 526명(43.8%)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455명(37.9%), 50대 219명(18.2%) 순이었다. 결혼 여부는 결혼이 95.8%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미혼은 3.2%에 불과했다.
교육수준별로는 고졸 이하가 37.1%, 대재 이상이 62.9%였다. 단순비교에는 문제가 있지만, 2000년 25세 이상 여성 중 대졸 이상이 18.0%(통계청 <2004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인 것에 비하면 학력수준이 월등히 높다.
직업별로는 전업주부가 64.1%, 직업을 가진 여성이 35.5%로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48.9%(2003년, 통계청)에 비해서는 일하는 여성들의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일의 직종으로는 블루칼라가 285명(23.7%)으로 화이트칼라 141명(11.8%)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가구소득은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가구소득 400만원 이상이 51.2%로 과반수를 넘고 199만원 이하는 4.4%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2/4분기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 273만1천원(통계청 <2004년 2/4분기="" 가계수지동향="">)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치였다.
가구 평형별로 분류했을 때도 평균 수준을 웃돌았다. 아파트 30~39평이 44.2%, 40~49평 15.5%, 50평 이상이 6.5%로, 30평 이상에 거주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66.2%를 차지했다.

◆내 자신보다 아내보다 더 중요한 이름 ‘엄마’ = ‘현재의 나는 ‘엄마’.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교육’이다.’
30~50대 수도권 중산층 여성의 현재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현재 당신은 어느 쪽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62.9%의 여성들이 ‘엄마’라고 답했다.
현재의 가장 큰 관심사를 묻는 질문에서도 47.9%의 여성이 ‘자녀교육 및 진학’이라고 말해 중산층 여성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녀교육과 진학을 책임지는 ‘엄마’의 역할임이 확인됐다.
본인의 현재 모습이 ‘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이나 ‘여자’라는 대답은 각각 16.4%, 11.1%로 응답자의 대다수가 자신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엄마’가 삶의 가장 큰 부분이라는 생각은 직장 등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주부(71.2%)에 비해 비중은 좀 낮았지만 블루칼라(51.9%), 화이트칼라(40.8%)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도 ‘엄마’의 모습이 현재의 본인과 가장 가까운 모습이라고 대답했다. 직장의 한 구성원이라는 답은 5~6%에 불과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아내’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6%에 불과했다는 것. ‘아이가 생기면 남편은 뒷전’이라는 남편들의 한탄이 괜한 엄살만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50대에 이르러서야 내 자신, 여자, 아내 비중 높아져 =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현재의 나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연령대 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는 점. 30, 40대는 ‘엄마’라는 응답이 각각 67.1%, 66.1%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50대에 이르러서는 46%로 뚝 떨어졌다.
대신 50대는 ‘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22%), ‘여자’(13.3%), ‘아내’(13.3%)의 비중이 30~40대 보다 높아졌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난 후에야 여성들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한 줌 덜고 자기 자신에게 주목하게 됨을 보여준다.
응답자 대부분의 가장 큰 관심사 역시 ‘자녀교육과 진학’(47.9%)이었다. 그 뒤로 나와 가족의 건강(1 4.7%), 재테크(14.5%), 노후준비(7.9%), 직장·사업 등의 일(5.4%), 취미생활(2.2%) 순이었고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관심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가장 큰 관심사에 대한 답변도 30~40대와 50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30~40대 순위는 전체 수치와 비슷한 양상인 반면, 50대에 이르러서는 나와 가족의 건강(27.9%)이 가장 큰 관심사로 대두됐다.
또 노후준비가 26.8%를 차지해, 자녀들의 진학문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50대에 이르러서야 건강과 노후를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테크 역시 21.6%가 큰 관심사라고 말해 50대 여성들은 건강과 노후를 위한 재테크에 가장 큰 관심이 있음이 드러났다. 30~40대보다 50대가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3.1%)도 조금 더 많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남편과 자녀, 시부모 순 = ‘현재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남편’(29.1%). 그 뒤를 약간의 차이로 ‘자녀’(27.8%)가 차지했다.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30대와 50대는 남편이 1위(각각 27.1%, 34.3%)였지만 40대는 자녀(33.4%)가 1위를 차지해,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는 40대가 자녀들로 인해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음이 확인됐다.
예전과는 달리 시부모의 비중은 조금 줄었다. 시부모는 14.3%. 이 역시 연령이 낮을수록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없다’는 답도 15.7%에 달했는데, 연령이 높을수록 ‘없다’는 비중이 높았다(30대 14.7%, 40대 13.9%, 50대 21.9%).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성의 경우도 직장동료나 상사 보다는 남편과 자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블루칼라의 경우는 30.4%가 남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고 직장동료라 응답한 사람은 3.2%에 불과했다. 화이트칼라 직종의 여성은 23.8%가 남편 때문에, 8.5%만이 직장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대답했다.

/기획·정리 이은희 기자 eunny@naeil.com

3050 중산층 여성의식조사, 이렇게 진행됐다

국내 유일의 주간 여성잡지 <미즈엔>이 창간4주년을 맞아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월14일~24일까지(11일간) 수도권 거주 만 30세~59세 여성 1천200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과 의식을 조사했다.
대상은 수도권 중에서도 중산층 밀집지역이라 할 수 있는 강남·서초·분당·일산 지역의 만 30세~59세의 여성 1천200명(각 지역별 400명).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한 일대일 면접조사였다.
다른 무작위 추출 설문조사와는 달리 조사신뢰도나 표본 오차를 제시할 수 없는 것은 이 조사의 표본추출방법이 지역별·연령별 유의할당 추출 방식을 택했기 때문. 조사를 맡은 한국갤럽 장덕현 연구원은 “원래 무작위 추출이라는 가정에서 표본오차가 계산되는데, 이 조사의 경우 유의할당 추출이기 때문에 표본오차가 제시되는 것이 원칙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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