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SBS의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 ‘사랑의 위탁모’ 코너 방송 날. 배우 전도연씨는 2주 동안 살을 부비면서 사랑을 쏟고 보살피던 아이를 외국으로 입양 보내면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입양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달라져야 함을 보여줬던 이 보기 드문 오락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위탁모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 바람 속에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장동욱 예능총괄국장(55) 도 들어있다.
“아내가 당장 위탁모를 시작하겠다며 신청을 하더군요. 입양하기 전에 위탁모부터 시작하겠는 거였죠. 그런데 방송이 나간 후 위탁모 신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기회가 안 돌아왔어요. 그래서 이참에 차일피일 미뤘던 입양을 결정해버렸죠.”
한국이 버린 장애아를 입양해 변호사로 훌륭히 키워내는 외국 양부모들을 보면서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꼈다”는 장 국장은 7월 초, 아내 서영혜씨(45)와 함께 전남 나주 이화영아원으로 ‘딸을 데리러’ 갔다.
“10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는 방에 들어갔는데 옆에 있는 아기가 감기에 걸렸는지 계속 울며 보채더라고요. 안아주려고 아이를 돌아본 순간, 아~. 이 세상에서 그렇게 맑고 예쁜 눈동자가 또 있을까! 그 아이가 지금 내 딸 다나였어요. 그 순간 저는 그만 다나에게 푹 빠져 버렸죠. 나중에 들으니까 아내는 두 살짜리 아기에게 정신을 쏟고 있다가 문득 제 쪽을 바라보았는데 그때 다나가 물끄러미 보더랍니다. 7개월짜리 아이의 눈이 참 슬퍼 보였대요. 그렇게 우리 부부에게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딸이 생긴 겁니다.”
다나가 온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집안 가구 모서리를 뭉툭하게 만들고 유모차로 ‘질주’하는 다나를 위해 장애물이 될 법한 모든 것을 없앴다. 50대 여유로웠던 일상이 뒤죽박죽, 그러나 장 국장 부부는 너무 행복하다.
“입양은 기쁨이고 축복이라는 말, 다나를 키우기 전에는 솔직히 이해 못했어요. 헌데 지금 제 나이에(웃음) 밤 2~3시에 다나 때문에 벌떡 일어나는 것도 즐거워요. 20년 살다보면 결혼초의 열정 같은 게 좀 없어지잖아요. 이런 시기에 다나가 우리 부부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효녀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죠.”
패션관련 해외 마케팅 일을 하는 부인 서씨는 다나를 위해 2~3년 일을 쉬겠다고 선언했을 정도.
“물론 20여년 만에 다시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죠. 한 살짜리 눈높이에 맞춰 ‘아기 엄마 붐붐붐’ 불러주느라 지적 능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하면서도 아내는 늘 싱글벙글해요.”
다나로 인해 삶이 바뀐 사람은 장 국장 부부만이 아니다. 딸 귀한 집에 온 다나는 할아버지(95) 할머니(86)도 바꿔 놓았다.
“아버지께서 연로하셔 그런지 만날 이제 그만 죽어야 하는데 하셨거든요. 헌데 다나가 집에 온 이후로는 다나 재롱 보는 재미로 사신대요. 새 생명을 품에 안겨 드렸으니 그 이상의 효도가 어디 있겠어요, 그렇죠?”
장 국장은 다나 친부모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다. 훗날 다나가 궁금해 하면 다 알려줄 생각이다. ‘아이에게도 알 권리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입양을 망설이는 게 혈연주의 때문이잖아요. 지금은 한 가족이라고 해도 전 세계에 퍼져 살아요. 골목시대에야 혈연주의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거죠.
앞으로 우리 딸 다나는 전 세계 어디든 가서 살 수 있어요. 그래서 이름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부르기 쉽게 편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지었고요. 다나가 어디에서 살든 행복하게 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우리 부부가 마지막으로 할 일입니다.”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일요일이>
입양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달라져야 함을 보여줬던 이 보기 드문 오락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위탁모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 바람 속에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장동욱 예능총괄국장(55) 도 들어있다.
“아내가 당장 위탁모를 시작하겠다며 신청을 하더군요. 입양하기 전에 위탁모부터 시작하겠는 거였죠. 그런데 방송이 나간 후 위탁모 신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기회가 안 돌아왔어요. 그래서 이참에 차일피일 미뤘던 입양을 결정해버렸죠.”
한국이 버린 장애아를 입양해 변호사로 훌륭히 키워내는 외국 양부모들을 보면서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꼈다”는 장 국장은 7월 초, 아내 서영혜씨(45)와 함께 전남 나주 이화영아원으로 ‘딸을 데리러’ 갔다.
“10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는 방에 들어갔는데 옆에 있는 아기가 감기에 걸렸는지 계속 울며 보채더라고요. 안아주려고 아이를 돌아본 순간, 아~. 이 세상에서 그렇게 맑고 예쁜 눈동자가 또 있을까! 그 아이가 지금 내 딸 다나였어요. 그 순간 저는 그만 다나에게 푹 빠져 버렸죠. 나중에 들으니까 아내는 두 살짜리 아기에게 정신을 쏟고 있다가 문득 제 쪽을 바라보았는데 그때 다나가 물끄러미 보더랍니다. 7개월짜리 아이의 눈이 참 슬퍼 보였대요. 그렇게 우리 부부에게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딸이 생긴 겁니다.”
다나가 온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집안 가구 모서리를 뭉툭하게 만들고 유모차로 ‘질주’하는 다나를 위해 장애물이 될 법한 모든 것을 없앴다. 50대 여유로웠던 일상이 뒤죽박죽, 그러나 장 국장 부부는 너무 행복하다.
“입양은 기쁨이고 축복이라는 말, 다나를 키우기 전에는 솔직히 이해 못했어요. 헌데 지금 제 나이에(웃음) 밤 2~3시에 다나 때문에 벌떡 일어나는 것도 즐거워요. 20년 살다보면 결혼초의 열정 같은 게 좀 없어지잖아요. 이런 시기에 다나가 우리 부부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효녀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죠.”
패션관련 해외 마케팅 일을 하는 부인 서씨는 다나를 위해 2~3년 일을 쉬겠다고 선언했을 정도.
“물론 20여년 만에 다시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죠. 한 살짜리 눈높이에 맞춰 ‘아기 엄마 붐붐붐’ 불러주느라 지적 능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하면서도 아내는 늘 싱글벙글해요.”
다나로 인해 삶이 바뀐 사람은 장 국장 부부만이 아니다. 딸 귀한 집에 온 다나는 할아버지(95) 할머니(86)도 바꿔 놓았다.
“아버지께서 연로하셔 그런지 만날 이제 그만 죽어야 하는데 하셨거든요. 헌데 다나가 집에 온 이후로는 다나 재롱 보는 재미로 사신대요. 새 생명을 품에 안겨 드렸으니 그 이상의 효도가 어디 있겠어요, 그렇죠?”
장 국장은 다나 친부모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다. 훗날 다나가 궁금해 하면 다 알려줄 생각이다. ‘아이에게도 알 권리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입양을 망설이는 게 혈연주의 때문이잖아요. 지금은 한 가족이라고 해도 전 세계에 퍼져 살아요. 골목시대에야 혈연주의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거죠.
앞으로 우리 딸 다나는 전 세계 어디든 가서 살 수 있어요. 그래서 이름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부르기 쉽게 편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지었고요. 다나가 어디에서 살든 행복하게 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우리 부부가 마지막으로 할 일입니다.”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사진 이의종 기자일요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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