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 아라파트, 온국민 증오 한 몸에

4년간 별거하다 갑자기 등장 … 화려한 생활이 팔레스타인인들에 이질감

지역내일 2004-11-10 (수정 2004-11-10 오전 11:19:04)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부인 수하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증오를 한몸에 받고 있다.
아라파트가 입원차 머무르고 있는 프랑스 법에 따라 아라파트의 건강상태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그는 아라파트에 최측근 인물의 방문을 허가 혹은 금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 지도부 의원들에게 라말라에 머물러 있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녀는 마무드 아바스와 아메드 코레이 두 팔레스타인 고위간부가 남편을 “산 채로 매장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녀의 이런 태도는 아라파트 측근을 점점 더 성가시게 하고있다고 프랑스 르몽드지는 전했다.
10월 28일 남편의 병상으로 불려온 늙은 국가 수반의 이 젊은 부인은 4년 전부터 팔레스타인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00년 9월 인티파다 초기부터 단 한번도 그녀는 팔레스타인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며 단 한번도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 이런 수하의 무관심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 ‘여염집 딸’의 집안은 요르단 서안이나 가자지구의 시장보다는 파리의 오뜨 꾸뛰르에 더 익숙해 져 있다고 빈정대게 했다.
수하는 부유한 집안의 세 딸 중 하나로 태어났다. 그녀의 어머니 레이몬다 타빌은 강인한 성격으로 팔레스타인 언론사를 세운 인물이며 아라파트와 친분이 깊었다.
그녀는 튀니스 추방자와 와부 세계간을 오가며 특사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과 측근은 그녀와 아라파트의 결혼생활을 용인할 수 없는 침입으로 받아들였다. “아라파트와 모든 것을 공유하는 데 익숙했던 페다인(fedayins,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은 리비아 전쟁이나 지하운동가의 삶이 주는 구속성을 모르는, 부유한 집안의 기독교인 여성을 받아들지 못했다. 몇몇 인물을 제외한 모든 파타흐(Fatah)들은 수하에게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야세르 아라파트의 7개의 삶’에서 크리스토프 몰탄스키는 적었다.
신혼 초 몇 년간 아라파트와 항상 함께 했던 수하는 1993년 오슬로 협정 체결을 위한 워싱턴 여행에 남편과 동행을 금지당했다. 원인은 협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마흐무드 아바스(Mahmoud Abbas)가 “그녀와 나 중 둘중 하나를 택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었다.
아라파트는 수하를 ‘수쑤’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몹시 아꼈다. 수하는 1994년 7월 가자지구에 아라파트의 승리의 입성을 할 때, 그리고 베들레헴 첫 자정미사에 참석 할 때까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라파트의 스파르타식 삶은 우아함과 부유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삶과는 맞지 않았다. 작년 파리 구좌에 출처가 의심되는 돈이 송금되면서 프랑스 법무부는 사전 조사에 들어갔다. 이 사건으로 팔레스타인 내에서 그녀에 대한 불쾌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2002년 수하는 라말라에 은둔하고 있던 남편과의 재결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두 사람의 부부생활은 채 10년이 못돼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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