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년층 사이에서 옛 애인찾기 열풍

인터넷서 첫사랑만나 불륜으로 이어지기도

지역내일 2004-11-09 (수정 2004-11-09 오전 11:25:05)
친구찾기 웹사이트를 통해 고등학교시절의 애인을 찾는 현상이 미국 중노년층 사이에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다시 사랑이 타오르는 ‘재연현상(rekindling)’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혼과 사별 등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중노년층이 증가하는 가운데 과거 연인과의 감미로운 추억을 기억하며 해후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사람을 찾는 경우, 지금까지는 전화번호부와 낡은 주소록 등을 뒤지다가 실패하면 사설탐정을 고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사람찾기는 간단해졌다.
최대규모의 사이트 ‘클래스메이트(www.class mates.com)’는 3800만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고, 옛 연인 찾기가 목적인 회원이 10%에 이른다.
몇 년 전에 이혼한 미국 코네티컷주의 다이안 메서(46)는 고등학교시절 남자친구 스미스 켄을 생각해 냈다.
그녀는 과거의 기억을 의지하여 인터넷을 검색, 군 관련 사이트에서 그를 찾아냈고 메일을 보냈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스미스로부터 곧바로 답장이 왔다. 스미스도 다이안처럼 이혼한 상태였고 2명의 아이가 있었다.
2000년 11월부터 메일교환이 시작됐다. 이윽고 전화로 매일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다음해 6월 이들은 결혼에 성공했다.
다이안은 “고등학교시절 우리는 매우 친밀했다. 그러나 너무 어렸다”고 말했다.
첫사랑과 30년이 지난 후 결혼한 것 대해 그녀 자신도 놀라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만남은 숙명이다. 함께 사는 것으로 결정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안드레이 베이커 조교수는 “이혼한 후 사람들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고 싶어하고, 모르는 사람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중노년층의 사랑은 반드시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있는데 옛 애인을 만나는 것은 불륜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메리 루(59)는 어느 날 28년간 살아온 남편으로부터 중학교 3학년때의 사랑을 찾았다는 고백을 들었다. 남편은 그녀의 곁을 떠났고 그녀가 회복하는데는 여러 해가 걸렸다.

/정대웅 리포터 gbea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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