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hot 이슈> “어머니 성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나”

17대 첫 정기국회 호주제폐지 민법개정안 통과 확실 … 네티즌 논쟁 가열

지역내일 2004-10-01
여성계의 오랜 짐인 ‘호주제’가 17대 첫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까지 호주제 폐지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어떤 모양새로 통과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성계를 비롯한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정부가 제출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중개정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다. 한나라당 또한 독자적 법안을 내놓지 않고 최근 정책의총을 열고 정부안에 동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00여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정부안과 다른 독자적 민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여당안은 가족의 범위를 삭제했으며 자녀의 성도 부성원칙이 아닌 선택조항으로 바꾸는 등 정부안과 다르다.
하지만 정부안과 여당안의 차이점 중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자녀의 성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는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현 민법은 자녀가 무조건 아버지의 성을 따르도록 정하고 있다. 이를 정부안은 ‘사전에 협의가 없다면 부성을 원칙으로 하자’는 것이고 여당안은 ‘부모가 협의해서 자녀의 성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민법이 개정되면 어머니의 성도 따를 수 있게 됐다.

이혼율이 증가하는 사회현실을 감안, 어머니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
네티즌‘lxgkdmsxl’은 “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상관없지만, 어머니가 데리고 재혼한 아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까지 달라 상처가 크다”며 “혈통보다는 상처받을 그 수많은 아이들을 생각해서 어머니 성도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bassman81’도 “무조건 아버지 성을 따라야 하는 현재 제도는 가족 형태가 다양해진 현재에는 맞지 않는 면이 많이 있다”며 “어린이들이 작은 것에도 상처 입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성씨 문제는 자유로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견해는 전통적 가족관계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qww9609’는 “성이 달라 당하는 고통은 사회적인 것으로서 사회적으로 해결할 문제는 법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이혼이 늘어갈수록 세상사람들 인식을 바꿔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지 그런 특수한 문제를 해결하자고 전체 가족체계를 흔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족관계의 혼란을 우려하면서 자녀의 성을 어머니든 아버지든 한 쪽에 따르게 하자는 견해도 있다.
네티즌 ‘whria’은 “차라리 어머니성을 따르게 하든지 하지 부모 양성을 마음대로 가져다 붙일 수 있게해서 혼란을 가중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식들마다 성이 다른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견해는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라고 친척끼리 성이 다른 게 그렇게 큰 문제가 되냐”라며 “남자들은 빈 껍데기를 가지고 뭘 그리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다”는‘mystum’의 반론을 받았다.
외국의 입법례를 들며 공방을 주고받는 네티즌들도 보였다.
‘prettyeminai’은 “선진국은 결혼한 여자가 남편의 성을 따라간다”며 “여성인권, 양성평등 운운하는 사람의 논리대로라면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남녀불평등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yk807’은 “외국의 결혼제도는 결혼하면 자기 성이 바뀌지만 이혼하면 다시 돌아오고 재혼하면 아이들 성도 재혼한 남자의 성으로 바뀐다”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재혼가정의 아이들에게 상처를 남긴다”고 반론을 제시했다.
현재 여성계 일부에서 쓰고 있는 성씨 제시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견해도 있었다.
남자라고 밝힌 ‘kbhyun1’는 “호주는 엄마나 딸도 될 수 있어야 하지만 성을 아무나 따르면 요즘 같은 핵가족시대에 가까운 친척끼리 모르고 결혼할 수도 있다”며 “성은 지금처럼 아빠를 쓰되 그 성뒤에 엄마성을 붙이는 방식을 쓰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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