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냉소적 세상에 던진 메시지

지역내일 2004-08-02 (수정 2004-08-02 오후 12:36:29)
사랑의 모든 것
벨 훅스 지음 /윤길준 옮김
/도서출판 동녘 /9000원

국내에 ‘행복한 페미니즘’으로 잘 알려진 벨 훅스.
저자는 어려서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이후 여러 남자들과 낭만적 사랑을 나누며 사랑의 비대칭성에 대해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비나 자본주의, 나이, 성, 인종, 계층에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사랑을 살펴보려 하고 있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 달콤한 로맨스, 신성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다룬 열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사랑뿐 아니라 진정한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벨 훅스는 이 책에서 미국에서 1960년대에 급진주의자이던 사람들이 지금 ‘사회적으로는 자유주의자, 재정적으로는 보수주의자가 된 것에 대해 비판한다.
정의를 위해, 백인이 아닌 사람들과 모든 인종 여성들이 시민권을 위해 ‘몇 년 동안’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는 것과 ‘평생’ 물질적인 결핍에 직면하거나 자원을 공유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삶을 고려하는 것은 아주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특권을 비난하던 급진주의자와 히피 가운데 많은 사람이 결혼해 자녀가 생기자 자기 자식도 물질적 특권에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랐고, 그것에 반항하는 사치도 함께 누리길 바랐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돈이 사랑의 자리를 빼앗은 세상, 사랑에 냉소적인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의 빈곤, 실업, 질병에 쉽게 눈을 감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벨 훅스는 이러한 탐욕의 세상을 바꿀 힘을 공동체주의에서 찾는다. 정치적으로는 공산주의가 패배했지만, 단순하게 살며 자원을 공유하고 상호의존성을 존중하는 공동체 정신을 통해 나와 세계를 연결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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