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한국을 일구는 사람들] KTX관광레저 박근주 사장

“항공여행은 지는해, 철도여행이 뜬다”

지역내일 2004-09-20 (수정 2004-09-20 오후 1:04:25)
KTX관광레저 주식회사는 국내 최초로 정부기관이 투자한 종합 관광회사다. 철도청과 롯데관광은 지난 8월 51대 49의 비율로 총 10억원을 투자해 KTX관광레저를 설립했다. KTX관광레저는 22일 시범운행을 통해 정선 관광전용열차를 운영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공모를 통해 선출된 박근주 초대 사장은 “그동안 한국철도는 항공기 등에 가려 침체기를 겪어 왔으나 고속철도 도입을 비롯, 남북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연결하는 대륙횡단 노선 추진 등 주변환경 변화로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특히 “KTX관광레저는 단순히 여행사가 아닌 테마파크 개발, 숙박시설, 유통 등 관광과 관련한 여러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관광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TX관광레저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국영 여행사인 KTX관광레저는 고속철도 개통으로 전국이 ‘1일관광생활권’으로 묶이고 주5일근무제 확산 등으로 인한 주말 생활패턴 변화 등에 발맞춰 출범했다.
특히 우리 회사는 철도의 남북연계와 대륙횡단철도 및 한일철도 연결 등을 앞장서 준비하고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한 지역 관광상품을 개발할 회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철도청과 롯데관광이 합자해 만들었다.

일본의 JTB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했는데
일본 JTB(일본교통공사)는 일본철도(JR)가 투자해 만든 일본 최대 여행사다. JTB는 일본 내 최대 여행사임과 동시에 부동산 개발, 출판, 광고, 홍보, 이삿짐, 택배, 유통, 온라인콘텐츠, 각종 이벤트 사업 등 수십여개의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으며 직원수도 7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철도인프라와 연계한 여행 및 관광개발 분야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KTX관광레저도 단순한 관광상품 개발·판매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연계를 통한 테마파크 개발, 특수관광열차 및 테마관광열차 운영사업, 철도 연계 보험상품 판매, 철도 인프라를 이용한 유통, 운송, 해운사업과 숙박시설(펜션, 호텔) 등 부동산 개발·운영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여행 종합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사업인 관광열차에 대해 소개해달라.
22일 KTX관광레저 첫 사업으로 정선 관광열차 운행을 시작한다. 관광목적 전용열차인 정선관광열차는 정선 5일장에 맞춰 청량리∼강원도 정선을 운행하는 것으로 넓은 시야 확보를 위한 대형 창문과 함께 목재로 내부를 꾸민 5량 크기의 열차다.
열차에는 노래방 시설 등을 갖춘 이벤트실과 음료, 간단한 식사, 주류를 파는 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서 있다. 운행은 청량리역에서 오전 8시10분에 출발해 오후 10시10분에 도착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요금은 자유관광의 경우 4만1200원, 패키지는 5만5000∼7만3000원 수준이다.
KTX관광레저는 이밖에 내달부터 ‘환상의 서울 야경순환열차(당일)’, ‘스위치백과 함께하는 정동진 해돋이열차(무박2일)’, 기타 단체를 대상으로 한 테마열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환갑전용열차, 결혼열차 등도 운영하게 된다.

관광지 개발에도 나선다고 했는데
앞서 말했듯 우리 회사는 단순한 여행사가 아니라 종합 관광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철도는 관광지 개발 측면에서도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전국 곳곳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에 위치한 역사 등만 잘 활용해도 훌륭한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다.
이미 우리 회사는 정선군, 강원랜드와 함께 구절리 역사 5만여평을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인라인스키장 등 대규모 관광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용산역 공작창 이전부지 20여만평에 대규모 놀이공원을 조성할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이곳에는 스포츠, 레포츠와 테마파크를 연계한 ‘체험형 테마파크’를 만들려 한다. 또 구청, 보건소, 세무서, 경찰서 등 여러 행정기관을 이곳 부지에 포함시켜 ‘행정타운’도 꾸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 서울역 옛 역사 내·외부를 리모델링해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 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같이 관광과 개발을 함께 하는 시도는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이역시 일본 JTB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예전 건설분야 이벤트 사업을 하면서 건설사들과 파트너십 구축과 관련한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개발분야도 의욕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기관 투자 회사이니만큼 공익성도 중요할텐데
우리는 ‘나눔이 있는 여행’을 하나의 구호로 삼고 있다. 수익 극대화 뿐 아니라 관광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기차를 타보지 못하고 나들이를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람도 많다. 이들을 위한 테마열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저소득층 자녀들 여행보내주기, 결식아동·노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열차여행 프로그램을 마련중이다.
특히 대한노인회와 손잡고 ‘효도관광 10만 보내기’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중 협약서를 교환하고 이르면 10월중순부터 운행할 계획인 효도관광 상품은 고속철도와 우리 배를 이용해 벳부온천, 구마모토, 아소산 등 일본 관광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비용은 다 해서 30만원이 채 안된다. 이는 철도청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등 공영 여행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금액이다. 또 대부분 국내 인프라를 이용하기 때문에 외화유출도 거의 없다. 수익성보다 공익을 앞세우는 상품이다.

철도인프라를 이용한 관광은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요즘 ‘철도 르네상스 시대’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항공기를 중심으로 한 여행이 주류를 차지하면서 철도여행은 다소 주춤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주변 환경은 ‘철도르네상스’라는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고속철도가 도입되면서 번거로운 절차와 공항과 도심간 원거리 이동 등으로 항공여행의 불편함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고속철도는 목적지에서 목적지로 곧바로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또 철도 고급화로 항공기 서비스와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또 남북철도 연계, 한일 철도 연결에 이어 시베리아를 지나 프랑스 파리까지 철도로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이미 추진되고 있다. 일본에서 파리까지 기차로 여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륙간 철도 연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행상품은 물론 국내 관광분야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다.

국내 관광분야 한계를 지적한다면
지금까지는 관광, 특히 문화관광을 ‘전통문화’에 초점을 맞춘 좁은 의미로만 해석해 왔다. 때문에 문화재나 박물관 등 주로 전통 문화유적을 소재로 한 관광이 전부였다. 그러나 요즘 추세는 생활문화, 예술을 포괄하는 다양한 문화자원이 관광의 소재가 되고 있다. 또 지금까지의 ‘보는 관광’에서 나아가 적극적인 접촉과 참여, 교류를 통해 ‘체험하는 관광’으로 바뀌는 게 추세다. 이런 환경 변화를 능동적으로 맞이해야 한다.
KTX관광레저는 이같이 변화하는 관광환경을 앞장서서 맞이하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거리가 없는 세계’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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