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가을 혼수특수 누릴까

업체들, 2개월 앞당겨 신제품 출시 … 9월 마케팅서 ‘한판붙자’

지역내일 2004-08-17 (수정 2004-08-18 오전 11:53:17)
김치냉장고 제조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를 바짝 앞당겼다.
업계 선두격인 위니아만도는 지난달 23일 새 제품을 선보였으며, LG전자도 지난달 28일 새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 8월중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8~9월에 신제품을 선보였던 예년에 비하면 1~2개월 출시가 빠른 셈이다.
업체들이 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이유는 계절가전으로 분류됐던 김치냉장고가 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팔리기 때문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치냉장고 연간 판매대수의 절반이 11·12월에 집중되긴 하지만, 평소에도 고르게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김치냉장고는 한여름에도 과일이나 야채 등을 보관하는데 쓰이는 등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혼수가전으로 불리는 TV·세탁기 등에 김치냉장고가 추가되기 시작한 것도 신제품 출시를 앞당긴 요인이다. 김치냉장고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혼수특수를 경험한 이후 예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는 마케팅에 김치냉장고를 포함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윤달(2월) 때문에 결혼시기를 가을로 미룬 예비부부들이 많다는 점도 김치냉장고 조기출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는 계속되는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에어컨과 영상가전을 잇는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김치냉장고를 지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니아만도가 출시한 ‘새내기 주부용 에센스’ 시리즈를 보면 신혼부부를 겨냥해 필수기능을 강화하고 부가기능과 디자인의 군살을 빼 가격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160리터 80만원대, 185리터 90만원대로 비슷한 용량대 제품의 70%수준이다. 회사측은 “김치냉장고 구매의 저연령화 추세에 따라 신혼 및 젊은 부부를 타깃으로 했다”며 “기능과 디자인도 젊은 세대 위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신제품은 단추를 한번만 누르면 자동으로 김치의 숙성에서 보관까지 이뤄지는 프로그램을 설치했으며, 김치 종류별로 플러스 익힘 기능을 추가했다. 또 음식보관 경험이 적은 젊은 주부들을 위해 야채, 육류, 생선, 과일 등 식품별로 최적의 보관온도를 설정, 신선도와 맛을 오래도록 유지하게 했다. 김치를 담는 용기는 천연황토를 사용해 땅속 깊이 묻은 황토 김칫독의 김치맛을 재현하도록 했다.
LG전자의 ‘김장독냉장고’ 시리즈는 ‘새로운 맛 지킴기능’과 ‘맛 냉각기능’을 적용해 기존제품보다 50% 이상 보관기능을 향상시켰다.
LG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김치 맛은 락토바실리우스 유산균 증식 때문에 변하는데 김장독냉장고의 경우 새로 추가된 기능으로 강한 냉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뿜어 락토바실리우스 유산균 증식을 억제토록 해 원하는 김치 맛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유익한 유산균인 류코노스톡균의 생육을 장기간 유지시켜 입맛에 맞는 김치를 더 오래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맛 냉각기능’은 실내 온도를 급냉시켜 김치 보관온도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락토바실리우스 유산균 증가를 억제한다.
이 제품에 적용된 ‘땅속 발효시스템’은 김장독을 묻는 겨울철 땅속 온도가 2~4도씨로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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