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눈뜨는 흑인여성의 이야기

지역내일 2004-05-31 (수정 2004-05-31 오후 1:19:25)
앨리스 워커 지음/안정효 옮김/ 한빛문화사/ 9500원

1986년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국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 <컬러 퍼플="">의 원작.
소설가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인 저자 앨리스 워커는 이 소설에서 ‘여성성’과 ‘자매애(Sisterhood)’를 그 어떤 페미니스트보다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주인공 씰리는 14살에 의붓아버지에게 강간당해 아이를 낳고 19살에 노예나 다름없는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씰리는 의붓아들에게 학대 받고, 남편의 정부를 위해 하녀처럼 일한다. 씰리와 마음을 나누는 것은 여동생 네티뿐. 차별과 억압에 갇힌 흑인 남성들은 같은 방식으로 씰리를 대한다.
그러나 외부의 고통은 씰리를 파괴하지 못한다. 그는 네티와 편지를 교환하며 삶에 대한 깨달음을 키워가고, 독립적인 여성의 길을 찾는다.
이 세상은 온갖 추악함이 널려 있지만 진실한 사랑과 삶에 대한 성실을 가지고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주인공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하나님마저 백인이고 남자냐”는 씰리의 의문은 바로 작가 앨리스 워커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것. 저자 역시 보수적인 미국 남부의 조지아주에서 유색인종에 여성이라는 두 가지 굴레를 쓰고 자랐다. 이런 환경에서 소설속 씰리처럼 그도 인권과 여성성에 눈을 떴다.
앨리스 워커는 방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여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국여성들이 자유롭고 즐겁게 살길 바랍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두려움없이 하십시오.”

/하채림 기자 chaer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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