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옥 경남도의회 전의장 돈뿌리다 구속

의장단 선거 금품으로 얼룩져

지역내일 2000-09-02
남기옥(69) 전 도의회 의장이 의장선거 때 동료 의원들에게 돈을 뿌린 혐의로 30일 구속됐다.
홍 모, 정 모 의원은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입건됐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남 전의장은 7월9일 고성군 고성읍 모 커피숍에서 정 모의원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며 수표로 1천1백만원을 건넸다는 것.
또 같은 달 12일 진해시 덕산동 모 레스토랑에서 홍 모 의원을 만나 같은 이유로 1천만원짜리 수표를 줬다는 것.
이에대해 홍 모 의원은 차용증을 제시하며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고 정 모 의원도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월13일 있은 경남도의회 후반기 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거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이 뿌려졌다는 소문에 대해 내사에 착수, 8월초 일부 혐의를 확인했다.
하지만 남 전의장이 잠적하고 내사를 받은 도의원 대부분이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남 전의장 긴급체포 영장 및 주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남 전의장은 선거전 6억여원 상당의 부동산을 처분, 이중 4억여원은 빚 갚는데 쓰고 나머지 1억5천여만원을 천만원짜리 수표로 교환했다는 것. 이 수표들 중 일부가 선거운동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 전의장이 8월28일 경찰에 자진출두, 구속됨에 따라 ‘돈 선거’의 진상이 어디까지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의회 주변에선 ‘깨끗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이에대해 경찰관계자는 “수사 대상은 10명 안팍이다”고 말해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경찰이 봐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 얼마만큼 성과를 올릴지는 미지수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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