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스미디어에서 자주 접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여인천하(女人天下)’다. 사실 그리 과장된 표현도 아니다. 최근 정치를 비롯해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예외인 분야가 있다. 바로 ‘경제’문제이다. 실제 지난 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9%로 남성(74.8%)에 한참 처지고, 남성대비 여성의 임금수준 역시 62.9%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정 역시 이런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부인이 경제권을 쥐고 있는 가정이 늘었다고 하지만 아직은 생활비를 관리하는 수준이고, 정작 큰 돈이 오고 가는 문제는 남편이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여성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와 상의하지 않고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의 규모는 남성이 평균 1,261만원, 여성은 437만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가정의 돈 문제에 관한한 여성은 ‘주인공’인 남성을 받쳐주는 ‘조연’의 역할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여성이 어려서부터 돈과 경제에 관한 기초지식과 개념을 쌓을 기회가 적은 것도 한 원인이 될 것 같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남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금융지식을 테스트한 결과 여학생의 평균점은 43.7점으로 남학생(46.6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을 불문하고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기에 의미없는 차이가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분명한 것은 어린시절부터 금융지식에 있어 남녀간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차이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전에 미국에서도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금융지식이 훨씬 부족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걸스카우트 연맹이나 YWCA를 비롯한 미국의 여성단체들은 여학생 대상의 금융교육에 열심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노력 덕분인지 얼마 전 미국의 ‘점프스타트(Jumpstart)’라는 금융교육 기관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녀 학생들의 금융지식 격차가 과거에 비해 훨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금융교육에 대한 관심자체도 부족하지만, 더더욱 여성에 대한 금융교육에는 인색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돈과 여성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 탓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필자는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한 직장 여성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주식시세표를 들여다 보던 남자 동료직원을 보고서는 “그래, 요즘 같은 땐 투자도 알아야해.”하며 웃어넘기던 상사가 재테크책을 들추던 자신은 바로 ‘복부인’이라 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녀의 말처럼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남성은 ‘투자자’, 여성은 ‘복부인’이라 부르는 편견이 남아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21세기는 여성의 세기’라고 한다. 여성이 그 어느 때보다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갖고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딸들이 세상에서 당당하게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부모가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금융교육’이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지위향상에는 결국 ‘경제력’이 핵심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여성운동의 기수라고 불리는 베티 프리던(Betty Friedan) 같은 이도 “경제적 힘의 향상이 바로 여성운동의 핵심이다.”라고 일갈(一喝)한 바 있다.
얼마 전 시청률 50%를 넘나들었던 사극 ‘대장금’의 핵심적인 ‘코드’가 바로 ‘여성’이었다. 끝없는 편견과 역경속에서도 꿈을 펼쳐나가는 한 소녀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금융지식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 시대 우리 딸들은 ‘대장금’의 고난을 되풀이 해야 할지 모른다.
돈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여성만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남성과 사회에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 우리 딸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부모라면 더더욱 아이의 금융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당당한 딸로 키우기의 출발점은 바로 ‘금융교육’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연구소 금융교육 TF팀 박철 전문연구원
그런데 유독 예외인 분야가 있다. 바로 ‘경제’문제이다. 실제 지난 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9%로 남성(74.8%)에 한참 처지고, 남성대비 여성의 임금수준 역시 62.9%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정 역시 이런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부인이 경제권을 쥐고 있는 가정이 늘었다고 하지만 아직은 생활비를 관리하는 수준이고, 정작 큰 돈이 오고 가는 문제는 남편이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여성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와 상의하지 않고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의 규모는 남성이 평균 1,261만원, 여성은 437만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가정의 돈 문제에 관한한 여성은 ‘주인공’인 남성을 받쳐주는 ‘조연’의 역할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여성이 어려서부터 돈과 경제에 관한 기초지식과 개념을 쌓을 기회가 적은 것도 한 원인이 될 것 같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남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금융지식을 테스트한 결과 여학생의 평균점은 43.7점으로 남학생(46.6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을 불문하고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기에 의미없는 차이가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분명한 것은 어린시절부터 금융지식에 있어 남녀간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차이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전에 미국에서도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금융지식이 훨씬 부족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걸스카우트 연맹이나 YWCA를 비롯한 미국의 여성단체들은 여학생 대상의 금융교육에 열심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노력 덕분인지 얼마 전 미국의 ‘점프스타트(Jumpstart)’라는 금융교육 기관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녀 학생들의 금융지식 격차가 과거에 비해 훨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금융교육에 대한 관심자체도 부족하지만, 더더욱 여성에 대한 금융교육에는 인색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돈과 여성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 탓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필자는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한 직장 여성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주식시세표를 들여다 보던 남자 동료직원을 보고서는 “그래, 요즘 같은 땐 투자도 알아야해.”하며 웃어넘기던 상사가 재테크책을 들추던 자신은 바로 ‘복부인’이라 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녀의 말처럼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남성은 ‘투자자’, 여성은 ‘복부인’이라 부르는 편견이 남아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21세기는 여성의 세기’라고 한다. 여성이 그 어느 때보다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갖고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딸들이 세상에서 당당하게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부모가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금융교육’이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지위향상에는 결국 ‘경제력’이 핵심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여성운동의 기수라고 불리는 베티 프리던(Betty Friedan) 같은 이도 “경제적 힘의 향상이 바로 여성운동의 핵심이다.”라고 일갈(一喝)한 바 있다.
얼마 전 시청률 50%를 넘나들었던 사극 ‘대장금’의 핵심적인 ‘코드’가 바로 ‘여성’이었다. 끝없는 편견과 역경속에서도 꿈을 펼쳐나가는 한 소녀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금융지식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 시대 우리 딸들은 ‘대장금’의 고난을 되풀이 해야 할지 모른다.
돈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여성만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남성과 사회에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 우리 딸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부모라면 더더욱 아이의 금융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당당한 딸로 키우기의 출발점은 바로 ‘금융교육’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연구소 금융교육 TF팀 박철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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