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벌수 있다 했는데’

지역내일 2004-05-18 (수정 2004-05-18 오후 2:04:15)
‘성매매 청소년 기자회견’에 참가한 6명의 피해 청소년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겪었던 성매매 피해경험을 담담히 밝혔다.
아버지 사망 후 어머니가 재혼해 기초수급자(생활보호대상자)인 할머니와 살고 있는 박 모(18)양은 2002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출한 뒤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다방에서 일했다. 그러나 지각비와 결근비 등으로 빚이 1000만원에 달하게 됐고 이 다방, 저 다방으로 팔려 다녔다고 말했다.
박양은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도 했지만, 지역 경찰서 경찰관이 업주와 도박을 하는 등 유착돼 있는 것을 본 데다 지구대 소속 경찰관의 회식자리에 불려나가 술을 따르고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는 등의 경험으로 경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자포자기 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이 사건은 업주들 뿐 아니라 경찰관들에 대한 내사도 진행 중이다.
부모가 이혼하고 대학에 다니는 오빠와 서울에서 자취하는 이 모(18)양. 이양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에 있는 다방에서 일하는 동안 차 배달을 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성추행과 폭행을 당했다.
폭력을 일삼고 무능력한 아버지와 재혼해 지방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로부터 경제적 지원은 없다. 오빠도 등록금과 학비를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다.
지원센터는 현재 이양의 조건이 성매매의 길로 쉽게 되돌아갈 수도 있는 환경으로 보고 관리하고 있다.
또 장 모(20)양은 성인이 되어서도 한때 일했던 다방 업주들로부터 계속 선불금을 갚으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시부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해 결혼할 남자가 사채까지 빌려 갚았고, 업주가 또 집으로 찾아올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이날 피해 경험담을 들려 준 피해 청소년들 중 이 모(18세)양은 재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혼한 부모들이 집을 떠나고 소녀가장으로 기초수급권자로 지정됐으나 이 양이 중학교를 중퇴하면서 지원이 끊겼다. 이후 주유소, 미용실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2002년 채팅을 통해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말에 속아 다방에 나가기 시작했고, 상담소에 오기 직전에는 보도방에서 일을 했다.
현재 이양은 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중졸검정고시에 합격했으며 고졸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이양은 성매매 피해 청소년을 위한 사이버 상담 카페(http://club.damoim.net/sos1388)를 준비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오는 7월 또래 상담자 교육이 끝나면 노동부의 인턴채용지원사업 등을 통해 이양을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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