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퇴직한 김모씨(64)에게 유일하게 남은 재산은 시가 6억원 상당의 40평형 아파트 뿐이다. 퇴직후 조그마한 개인사업을 하다가 그동안 모아왔던 여유자금과 퇴직금을 모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넉넉하지 못한 자녀들에게 손을 벌리기도 힘들어 당장 생활이 막막한 상황이다.
김씨처럼 은퇴한 이후에도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직장인들이 한평생 자산을 모아봐야 자식 교육비와 결혼비 등으로 지출하고 나면 집 한 채와 약간의 여유자금이 고작인 경우가 대부분. 은퇴후 자칫 돈을 잘못 굴렸다가 그나마 여유돈을 날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매달 들어가야 하는 생활비를 조달하는 게 가장 큰 고통이다.
김씨처럼 집은 있지만 당장 수익이 없어 생활비를 고민해야하는 이들이 활용하기에 좋은 ‘역모기지론’ 상품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12일부터 ‘연금식 역모기지론’ 상품을 본격 취급한다고 밝혔다.
역모기지론이란 소유하고 있는 집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히고 연금식으로 생활비를 대출받는 선진국형 노후대비를 위한 금융상품이다. 말 그대로 매달 대출금을 갚아나가면서 집을 장만하는 모기지론과 정반대의 대출방식인 셈이다.
이번에 신한·조흥은행이 선보인 역모기지론의 경우 은행에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면 대출약정금액에 도달할 때까지 매월 또는 매2개월, 매3개월 단위로 선택해 연금식으로 수령하게 된다.
대출기간은 최장 15년. 대출만기일이 되면 다른 대출로 전환하거나 담보주택을 처분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금리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고정금리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의 대출금리인 6.7%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고 변동금리의 경우는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변동 적용된다.
대출금액이 1억원이고, 현재 최저 5.7%인 변동금리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10년간 매월 약 62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역모기지론이 갖는 장점은 이자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점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금 전액을 일시에 받아 첫달부터 이자를 부담해야하지만, 모기지론은 대출금을 조금씩 나눠받기 때문에 이자부담도 적을 수밖에 없다.
특히 주택구입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 일정한 생활비나 자녀 학자금 등으로 활용하기에는 모기지론이 적합하다.
특히 신한·조흥은행이 이번에 내놓은 역모기지론 상품은 대출받은 뒤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꼭 노후를 위해서가 아니라 갑작스런 실직 등으로 생활고나 자녀 교육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도 우선 활용할만하다.
신한·조흥은행은 또 병원비 등 긴급한 자금소요에 대해 일정금액까지 대출금을 추가로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모기지론은 담보로 제공한 주택에 살면서 가계의 수입과 지출 불균형을 해소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직장에서 은퇴한 고객이나 휴직자는 주택 매매 또는 매각대금 재투자를 통해 노후자금을 조달해야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모기지론이 효과적인 노후대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집은 자식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상속 문화가 강한데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대출기간이 끝난 이후 여생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우려 등으로 역모기지론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가 약하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2000년에도 국민 조흥 신한은행 등이 역모기지론 상품을 내놓았지만 이를 찾는 고객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녀들에게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노부모들이 늘고 상속문화도 개선되면서 역모기지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금융계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역모기지론 활성화를 위해 관련법안을 올 가을 정기국회를 통해 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모기지론이 실질적인 노후 보장제도로 자리잡기 위해선 금리인하와 세제혜택 등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합리적인 노후문화 정착을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김씨처럼 은퇴한 이후에도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직장인들이 한평생 자산을 모아봐야 자식 교육비와 결혼비 등으로 지출하고 나면 집 한 채와 약간의 여유자금이 고작인 경우가 대부분. 은퇴후 자칫 돈을 잘못 굴렸다가 그나마 여유돈을 날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매달 들어가야 하는 생활비를 조달하는 게 가장 큰 고통이다.
김씨처럼 집은 있지만 당장 수익이 없어 생활비를 고민해야하는 이들이 활용하기에 좋은 ‘역모기지론’ 상품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12일부터 ‘연금식 역모기지론’ 상품을 본격 취급한다고 밝혔다.
역모기지론이란 소유하고 있는 집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히고 연금식으로 생활비를 대출받는 선진국형 노후대비를 위한 금융상품이다. 말 그대로 매달 대출금을 갚아나가면서 집을 장만하는 모기지론과 정반대의 대출방식인 셈이다.
이번에 신한·조흥은행이 선보인 역모기지론의 경우 은행에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면 대출약정금액에 도달할 때까지 매월 또는 매2개월, 매3개월 단위로 선택해 연금식으로 수령하게 된다.
대출기간은 최장 15년. 대출만기일이 되면 다른 대출로 전환하거나 담보주택을 처분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금리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고정금리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의 대출금리인 6.7%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고 변동금리의 경우는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변동 적용된다.
대출금액이 1억원이고, 현재 최저 5.7%인 변동금리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10년간 매월 약 62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역모기지론이 갖는 장점은 이자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점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금 전액을 일시에 받아 첫달부터 이자를 부담해야하지만, 모기지론은 대출금을 조금씩 나눠받기 때문에 이자부담도 적을 수밖에 없다.
특히 주택구입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 일정한 생활비나 자녀 학자금 등으로 활용하기에는 모기지론이 적합하다.
특히 신한·조흥은행이 이번에 내놓은 역모기지론 상품은 대출받은 뒤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꼭 노후를 위해서가 아니라 갑작스런 실직 등으로 생활고나 자녀 교육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도 우선 활용할만하다.
신한·조흥은행은 또 병원비 등 긴급한 자금소요에 대해 일정금액까지 대출금을 추가로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모기지론은 담보로 제공한 주택에 살면서 가계의 수입과 지출 불균형을 해소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직장에서 은퇴한 고객이나 휴직자는 주택 매매 또는 매각대금 재투자를 통해 노후자금을 조달해야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모기지론이 효과적인 노후대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집은 자식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상속 문화가 강한데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대출기간이 끝난 이후 여생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우려 등으로 역모기지론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가 약하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2000년에도 국민 조흥 신한은행 등이 역모기지론 상품을 내놓았지만 이를 찾는 고객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녀들에게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노부모들이 늘고 상속문화도 개선되면서 역모기지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금융계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역모기지론 활성화를 위해 관련법안을 올 가을 정기국회를 통해 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모기지론이 실질적인 노후 보장제도로 자리잡기 위해선 금리인하와 세제혜택 등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합리적인 노후문화 정착을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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