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호<특별기고> 황교선 시장이 퇴진해야할 몇 가지 이유

유왕선 /고양시민회 공동대표

지역내일 2000-09-05
황교선 시장은 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지 이제 일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것도 보궐선거로 당선돼 임기라고는 2년6개월뿐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이제 그만 시장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한다. 좀더 지켜보며 기다려 줄 법한데도 시민들은 10만명 서명을 받아 퇴진을 요구하겠다고 한다. 맨날 반대만 하는 우리 시민단체들의 선동에 시민들이 속아넘어간 것이기라도 한 것인가.

먼저 황교선 시장은 고양시를 퇴폐향락문화의 천국으로 만들고 있다. 지지난해 우리는 준농림지 러브호텔 단란주점 반대 투쟁을 통하여 고양시에 퇴폐향락 문화가 범람할 것을 경고한바 있다. 그러나 황교선 시장이 취임한지 일년이 막 지난 시점에서 보면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한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준농림지에 러브호텔이 마구잡이로 들어서는 것을 겨우 막아놓고 보니 이제는 한술 더 떠
주택가·학교앞 할 것 없이 러브호텔이 난립하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황교선
시장은 자신은 법대로 했으니 소송을 하든지 마음대로 해보라고 큰소리까지 친다. 시민들의
항의가 더욱 거세지자 겨우 한다는 것이 향락업소 업자들과 어울려 유흥업소 순례라는 눈속
임 정치쇼다.

황시장은 마구잡이 개발로 고양시의 생활환경을 망가뜨리고 있다.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백석동 초고층아파트단지 건설이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주거 환경에 공해 교통혼잡 인구과밀 등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과 일산신도시의 자족기능을 영원히 거세한다는 점을 들어 사상 유례없는 주민투표까지 하며 반대하고 있지만 황교선 시장은 독선적인 태도로 관변단체와 부동산 투기업자들을 동원하고 찬성여론을 조작하여 막무가내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마구잡이 개발은 이 뿐만 아니다. 아파트를 짓겠다고 풍동의 예쁜 숲이 짓뭉개고 고봉산자
락을 잘라내고 있다. 토당동에는 학교도 없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아이들은 콩나물
교실, 이부제 수업에 시달릴 위기이다. 시민들이 항의를 하면 건설업자들은 재산을 가압류하
겠다고 협박을 한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으로 화해와 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고양시는 아직 반공 제일
냉전이데올로기의 겨울이다. 금정굴 양민학살 유족들이 그동안 숨죽이고 살아온 지옥같은
세월을 딛고 일어서 갖은 고생 끝에 경기도에서 학살당한 부모형제들의 유골을 수습하고 위
령비를 세울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였지만 황교선 시장은 그동안 특혜를 받으며 살아온 몇
몇 반공단체들의 반대를 내세워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 뿐만 인가. 무능과 무책임 행정의 극치를 보여준 몇 일전의 일산신도시 단수사건 등등.
나는 황교선 시장이 도저히 80만 고양시민들을 이끌고 나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생
각에 확신을 가진 것은 80만 고양시민의 생각도 나와 동일하다는 것에서다. 아니 황교선 시
장이 고양시장자리에 하루라도 더 머물러 있으면 있을수록 고양시 주민들의 생활 환경은 더
욱더 망가질 것이다. 아마 고양시민들은 고양시청 앞에서 아예 천막 치고 생활을 해야할지
도 모른다. 나는 황교선 시장에게 요구한다. 능력 없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아름다
운 모습을 단 한 번만이라도 보여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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