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형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한계에 도달한 위탁영업의 대안으로 일임형 랩어카운트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 보험 등과 생존경쟁에 돌입했지만 뚜렷한 강점이 없는 증권사로서는 ‘일임형 랩’에서의 선점을 위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열로 인해 또 제살 깎아먹기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시장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한정된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을 펼쳐 ‘위탁매매의 수수료 경쟁’과 같은 우를 다시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특명 “시장을 선점하라”=삼성증권을 비롯한 대형사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올 1월 말 현재 1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에 8100억원 몰렸고 대우(2100억원) 미래에셋(650억원)이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에 1조5000억원, 연내 3조원 판매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도 직접 발벗고 나설 정도로 랩어카운트시장 선점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른 대형증권사들도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일임형 랩이 향후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므로 진출채비를 서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투증권 대투증권 등 전환증권사 뿐만 아니라 굿모닝신한 동부 동양종금 한화 제투증권 등도 시장에 들어왔다.
메리츠 우리증권 역시 곧 일임형랩판매에 나설 예정이고 현대증권도 이번주 중 일임형랩 허가가 떨어지는 대로 영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증권사마다 이렇듯 경쟁적으로 랩어카운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선점의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의 특성상 한번 거래한 증권사에서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본인의 투자성향과 패턴, 가계현황 등을 공개하고 적절한 재테크 전략을 상의하며 투자하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로 투자처를 옮겼을 경우 투자자문의 유형과 방법 등이 전혀 달라지게 되는 게 투자자로서는 큰 부담이다. 수수료에 의해 쉽게 이동하는 위탁매매 고객과는 달리 랩어카운트 시장에서는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경쟁적으로 랩어카운트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은 자산관리의 특성상 한번 유치한 고객은 증권사를 바꿀 가능성이 적어 향후엔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증권사 고객을 끌어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최현만 사장은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2005년까지 5조원, 2008년까지 20조원, 2009년 이후 50조~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시장을 넓혀라=일임형 랩어카운트에 증권사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내놓으면서 ‘수수료 경쟁’이나 상호 비방 등을자초하는 꼴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은 지난달말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100조원까지 커질 수 있는 게 랩어카운트시장”이라며 “그러나 선도증권사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도 “제한된 시장 내에서 증권사들간에 경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증권사들이 서로 선의의 경쟁으로 시장 자체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고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충분한 설계능력과 자문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준비 안된 자산관리는 오히려 고객에게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이에 따라 시장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준규 조숭호 기자 jkpark@naeil.com
◆ 특명 “시장을 선점하라”=삼성증권을 비롯한 대형사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올 1월 말 현재 1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에 8100억원 몰렸고 대우(2100억원) 미래에셋(650억원)이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에 1조5000억원, 연내 3조원 판매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도 직접 발벗고 나설 정도로 랩어카운트시장 선점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른 대형증권사들도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일임형 랩이 향후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므로 진출채비를 서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투증권 대투증권 등 전환증권사 뿐만 아니라 굿모닝신한 동부 동양종금 한화 제투증권 등도 시장에 들어왔다.
메리츠 우리증권 역시 곧 일임형랩판매에 나설 예정이고 현대증권도 이번주 중 일임형랩 허가가 떨어지는 대로 영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증권사마다 이렇듯 경쟁적으로 랩어카운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선점의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의 특성상 한번 거래한 증권사에서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본인의 투자성향과 패턴, 가계현황 등을 공개하고 적절한 재테크 전략을 상의하며 투자하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로 투자처를 옮겼을 경우 투자자문의 유형과 방법 등이 전혀 달라지게 되는 게 투자자로서는 큰 부담이다. 수수료에 의해 쉽게 이동하는 위탁매매 고객과는 달리 랩어카운트 시장에서는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경쟁적으로 랩어카운트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은 자산관리의 특성상 한번 유치한 고객은 증권사를 바꿀 가능성이 적어 향후엔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증권사 고객을 끌어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최현만 사장은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2005년까지 5조원, 2008년까지 20조원, 2009년 이후 50조~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시장을 넓혀라=일임형 랩어카운트에 증권사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내놓으면서 ‘수수료 경쟁’이나 상호 비방 등을자초하는 꼴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은 지난달말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100조원까지 커질 수 있는 게 랩어카운트시장”이라며 “그러나 선도증권사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도 “제한된 시장 내에서 증권사들간에 경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증권사들이 서로 선의의 경쟁으로 시장 자체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고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충분한 설계능력과 자문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준비 안된 자산관리는 오히려 고객에게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이에 따라 시장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준규 조숭호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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