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4일 최고의 법률인 헌법을 개정해 동성간 결혼을 금지시키자는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논란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동성간 결혼금지를 위한 헌법개정 지지는 자신의 지지텃밭인 보수진영의 강한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의 해에 자신의 텃밭을 지키는 한편 악재에 대한 미국민들의 관심을 분산시켜 보려는 선거용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발표를 통해 “나는 오늘 의회에 결혼을 남편과 아내로서 남녀가 결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헌법수정안을 즉각 통과시킬 것을 요청한다”며 동성간 결혼을 금지하는 헌법개정을 지지할 것임을 공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자유로운 사회이며 그것은 시민생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판사들과 지역당국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제도의 하나를 재정의하려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선 매사추세츠 주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것이 주헌법에 배치되는 위헌이라고 결정한후 일부 주당국이 게이나 레즈비언간 결혼을 앞다퉈 인정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에선 3200쌍 이상의 동성결혼 커플이 결혼증명서를 발급받아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헌법개정 제안은 종교적 보수진영을 제외하고 공화당 의원들을 포함한 워싱턴 정치권에서 냉랭한 반응을 얻고 있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에서 연방헌법을 개정하려면 연방 상하원에서 각각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50개주에서도 4분의 3인 38개주 이상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헌법개정 지지입장 표명에 대해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상당수 영향력 있는 공화당 의원들까지 반대 또는 불필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의회지도부 가운데 보수파인 릭 샌트롬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입장표명에 찬사를 보낸 반면 데이비드 드라이어 하원의원은 “개인적으로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있지만 헌법 개정까지 필요하다고 생각치 않는다”면서 헌법개정에는 반대했다.
민주당의원들은 “미국의 헌법은 미 국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개정해왔을 뿐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 수정한바 없다”고 꼬집었다.
미 국민들은 여론조사결과 동성결혼에는 반대하는 입장이 64%대 32%(CNN조사)로 훨씬 많지만 이를 금지하기 위한 헌법개정에는 찬성 45%, 반대 55%(ABC방송 조사)로 반분되고 있다.
이처럼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고 논란만 부추길 것으로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부시 대통령이 동성결혼 금지를 위한 헌법개정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보수표밭을 지키는 동시에 민주당 후보 경선에 쏠린 관심을 빼앗고 나아가 사회적, 정치적 논란을 부채질해 자신의 악재에 대한 유권자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선거용 3중포석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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